목록수필가 황태영의 '누에의 몸 속에는 비단이 있다' (5)
김해창의 희망 만들기
소니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1956년 모리타 아키오 사장은 트랜지스터라디오를 가지고 뉴욕에서 판매상을 만났다. 판매상은 “소니 브랜드로는 팔리지 않을 테니 우리 브랜드를 붙여라. 그럼 10만 대를 주문하겠다.“는 제의를 했다. 당시 이 주문량은 소니 총자본의 몇 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것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일본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싸구려로 통했고 동경 본사는 “브랜드 문제는 회사가 좀 성장한 후로 미루고 지금 당장은 자금사정이 어려우니 큰 주문을 놓치지 말라.” 고 했다. 하지만 숙고 끝에 모리타는 소니 상표를 붙일 수 있는 소량 주문에만 응했다. 생존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단기적 매출을 희생하고 장기적 관점을 중시했던 것이다. 비판을 무릎쓰고 원칙을 지킨 그 결정이 오늘날 소니 브랜드를 살..
@워싱턴문인회 일본에는 코이라는 잉어가 있다. 코이는 작은 어항에 넣어 두면 5~8cm 정도 밖에 자리지 않지만 커다란 수족관이나 연못에 넣어 두면 15~25cm, 강물에 방류하면 90~120cm까지 자란다고 한다. 코이는 처한 환경에 따라 조무래기가 되기도 하고 대어가 되기도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큰 꿈을 가지고 큰 일을 하게 되면 시야나 통이 커지게 되지만 꿈도 없고 작은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소인배가 되고 만다. 평생을 작은 어항에서만 살다가 죽는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강물로 나가는 것은 거칠고 위험도 많다. 그러나 단 한번뿐인 삶이다. 어제와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하루같은 백년을 산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삶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먹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이 아니라 거친 ..
1961년 경북 풍기에서 태어나 대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건국대학교 법대와 대학원을 졸업해 법학석사학위를 받았다. 공군장교를 마치고 푸르덴셜투자증권 노조위원장과 이촌지점장, 대신증권 용산시티지점장을 역임했으며 월간 에서 수필가로 등단했다. 수필집 를 저술했고 현재는 건강음료회사인 ‘탄 코리아’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독서신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아시아투데이의 외부칼럼을 쓰기도 한다. 다도와 글쓰기를 즐기며, 인간에 대한 따뜻함을 잃지 않으려 한다. *누에의 몸 속에는 비단이 있다(무다헌, 2011)
진나라 문공은 약속을 매우 중시했던 인물이다. 위나라의 원이라는 곳을 공격하기로 했을 때 문공은 대부들에게 10일 안에 성을 함락시킬 터이니 10일치 식량만 준비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열흘이 지나도 함락시키지 못하자 문공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철군을 명했다. 그러자 부하들이 안타깝게 말했다. “원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항복하게 되어 있습니다. 사흘 내에 함락시킬 수 있으니 명을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문공은 단호했다. “나는 대부들과 10일의 기간을 약속했다.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시간을 더 지체한다면 믿을 수 없는 사람이 될 것이다. 나는 ‘원’을 못 얻더라도 ‘신의’를 잃지는 안겠다.” 이 말을 전해들은 위나라 사람들은 “문공처럼 신의가 있는 군주라면 어찌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라며 ..
매화는 눈보라를 뚫고 꽃을 피워 봄을 가장 먼저 알려 준다.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의 기상이 있다. 또한 매화는 열매 속에 독을 넣어 새들이 함부로 씨를 퍼트리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고결함의 상징이 되어 왔다. 매화는 다른 꽃들이 모두 하늘을 올려다보며 필 때 언 땅을 내려다보며 핀다. 모두가 잘났다고 으스대며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고만 할 때 다소곳 자신을 낮추고 아래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매화나무는 살찌지 않고 홀쭉 마르게 자라나며 매화는 활짝 피지않고 수줍은 듯 오므리고 피어난다. 최고의 격을 갖추고 있으나 늘 자신을 낮추고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買香) 매화는 일생을 추위에 떨어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 매화처럼 살아야 한다. -황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