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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창의 희망 만들기

23차 행진(23-2) "원자폭탄과 원자력발전은 쌍둥이...핵폐기물은 치명적 무기"(고리1호기 폐쇄!) 본문

고리1호기 폐쇄를 위한 시민행진 소식

23차 행진(23-2) "원자폭탄과 원자력발전은 쌍둥이...핵폐기물은 치명적 무기"(고리1호기 폐쇄!)

창아 2015.04.16 06:44

사진: 동래부 동현 충신당 앞 마당에서 우주호 국토&환경연구소장이 '탈핵과 원자력발전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해창

23차 행진은 동래의 역사를 둘러보는 시간. 동래부 동현인 충신당과 독진대아문, 망미루 등을 둘러보고 충신당 앞뜰에서 이날 모심이신 우주호 국토&환경연구소 소장께서 ‘탈핵과 원자력발전의 역사’에 관해 특강을 20분 동안 하셨습니다.

 

A4용지 거의 10장 분량의 내용을 20분 안에 소화해내시면서도 원고 없이 역사적인 날이나 유럽사, 아시아사에 정통한 우 박사님의 강의에 참가자들은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아래 내용은 우 소장님께서 특강 내용을 요약해주신 것입니다. ‘핵무기와 원자력발전의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핵’은 본질적으로 ‘무기’와 ‘에너지’, 삶과 죽음의 모호하고도 위험한 경계에 서 있습니다. 영국의 세계적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은 “핵전쟁이나 지구온난화같은 재앙으로 인류가 1,000년 이내에 멸망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핵발전’은 또 다른 지구 종말의 시나리오를 품고 있는 ‘지구온난화’를 만나면서 ‘르네상스’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원자력이 저탄소배출 에너지라는 신화가 확산되면서, 그리고 석유고갈 시대가 다가오면서 많은 나라들이 원전확보와 증설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참사가 보여주듯이 원자력발전은 그 자체로도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핵폐기물 가운데 플루토늄239의 반감기는 약 2만4천년, 우라늄238의 반감기는 지구수명과 맞먹는 40억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핵폐기물은 치명적인 무기입니다.

 

‘북한 핵문제’는 ‘평화적 목적’이 ‘군사적 목적’으로 언제든지 둔갑할 수 있는 걸 보여줍니다. 핵에너지에 의존하면 할수록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연료 확보’ -> ‘원전 가동’ -> ‘사용후 연료 재처리’로 이어지는 ‘핵연료 주기완성’의 유혹도 커집니다. 이는 일본이 그렇고, 한국의 ‘핵주권론’에도 잠재되어 있는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핵무기는 우라늄농축이나 재처리시설을 보유하면 만들 수 있습니다.

 

 

 ‘핵무기와 ’에너지‘에 대한 통합적 시각과 철학이 요구되는 이유이지요. 핵처럼 양면성을 지닌 존재도 드뭅니다. 핵은 원자력발전을 의미하는 평화적 목적으로도, 핵무기를 의미하는 군사적 목적으로도 이용됩니다. 물론 기술적으로나 파괴적으로나 평화적 이용과 군사적 경계는 모호하지요. 이는 핵의 두 얼굴 ‘과학과 윤리’, ‘전쟁과 평화’라는 인류사회의 오랜 양면성을 대표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국제체제인 ‘핵확산 금지조약(NPT)’은 무기의 확산으로부터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자기보호의 본능이자, 핵클럽의 문을 빨리 닫아 핵독점을 유지하려는 강대국의 기만책이라는 ‘두 얼굴’을 지니고 있습니다.

 

‘원자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핵실험을 하고나서, “나는 죽음, 세계의 파괴자가 됐다.”라고 자책하며 ‘핵군축의 아버지’가 되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핵의 가장 심각한 양면성은 공포와 안전의 모순적 조합에 있습니다. 핵 억제론으로 일컬어지는 핵무기에 의한 평화는 그 무기가 사용되는 순간 모두가 죽는다는 ‘공포의 균형’에 기초하고 있지요. ‘핵과 인간’은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서 만납니다. ‘히틀러가 핵을 갖기 전에 연합국이 먼저 가져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맨해튼 프로젝트’는 미국의 전폭적 지원과 독려 속에 원자폭탄을 만듭니다.

 

제2차 세계대전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이 떨어지면서 끝납니다. 그러나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라 소련을 겨냥한 무력시위였습니다. 미국의 대북 핵위협과 북핵의 뿌리는 한국전쟁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적을 괴멸시킬 수 있는 엄청난 파괴력과 이에 기반한 강압외교가 핵의 안쪽 얼굴이라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지역에 내재된 도덕성과 인종주의 문제는 핵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 한반도 핵문제의 기원은 바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있습니다. 미국의 전술핵무기의 개발, 생산, 공세적 핵전쟁을 채택한 아이젠하워의 등장과 교착상태에 빠진 정전협상은 핵전쟁과 확전의 위험을 야기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많은 나라들이 핵무기를 거머쥐었습다. 핵무기 예찬론자들은 미국과 소련이 ‘긴 평화(long peace)’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상호간에 핵억제가 통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는 엄청난 대가를 수반한 것입니다. ‘더 많이, 더 멀리, 더 빨리, 더 다양하게’ 핵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상상을 초월한 군비경쟁을 불러왔습니다. 지금까지 2,000회가 넘는 핵실험으로 태평양의 많은 섬이 사라졌는가 하면, 수많은 섬마을 주민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땅과 바다와 하늘이 방사능으로 오염되면서 암발생률과 기형아 출산률도 치솟았습니다.

 

거대한 원자력산업체제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시대에 확립됐습니다.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라는 용어 자체도 아이젠하워가 만들어 낸 말로서, 정부-기업-대학이 얽힌 새로운 경제체제의 탄생을 뜻했습니다. 1953년과 1961년 사이 아이젠하워 집권 기간 동안 군비의 첨단화는 거침없이 가속화뇄지요. 수소폭탄 제조, 원자력 해군 확립,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 국립 항공 우주국(NASA)출범 등의 굵직한 사건이 잇달았기 때문입니다. 제2차세계대전 중 연합군의 최고사령관으로, 육군 원수이기도 한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1961년 1월 대통령 퇴임사에서 의미심장한 연설을 합니다. “군산복합체의 중대한 함의에 대해 이해해야만 한다. 정부가 군수산업에 의해 부당한 영향을 받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그리고 군수산업의 변화를 몰고 온 주체는 수십 년간에 이루어진 기술혁명”이라고 주장합니다.

 

 아이젠하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에는 그 후에도 트라이텐트(trident), ABM, 스타워즈(Stawars)등의 대형 군사계획들을 진행하며 거침없이 현대의 병기고를 채워갔습니다. 1947년 이후의 냉전시대는 양진영의 핵무기 경쟁으로 얼룩졌습니다. 소련이 1949년 원자폭탄 실험에 성공한 이후, 1950년대 초 미국과 소련이 수소폭탄을 제조하고, 영국이 핵클럽에 가입하는 등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시대가 개막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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